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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가는 지난 새벽 애플에서 iOS 4.1과 4.2, 차세대 아이팟 터치와 아이튠즈 10, 아이팟 나노, 그리고 새로운 콘텐츠 렌탈 판매모델과 애플TV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소식이 나왔습니다.  지금 한창 각각의 제품이나 기능 등에 대한 분석이나 이야기들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제 애플의 세계정복 전략의 패가 거의 다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눈에 보이는 것이죠.  과연 그들의 의도대로 세상이 굴러갈 것인가?  아니면, 생각과 달리 연합군(?)의 반격이 매서워지면서 균형을 이루느냐 그것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애플의 전략과 의도, 그리고 이들이 얼마나 무서운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앞으로 수년 간만 애플의 의도대로 시장이 반응한다면 정말 1984 광고를 할 때의 "Big Brother"로 성장한 애플을 우리가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이 자중지란에 서로의 이익만 쫓는 조각난 파트너십으로 대응한다면 그들의 전략이 현실화될 수도 있음을 강력히 경고하고자 합니다.


애플,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셜과 디지털 콘텐츠 마켓을 포함한 시장지배자의 자리를 노린다.

애플은 그동안 하드웨어에서 매출과 높은 이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마켓과 서비스 시장을 활용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아이팟을 처음 내놓고, 아이튠즈에 디지털 음반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이들의 전략은 일단 콘텐츠를 들고 있는 곳(아이팟의 경우는 소니, EMI, 유니버설 등)을 설득해서 이들에게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적절한 수익모델을 보장하면서 자기편으로 끌어들입니다.  아이팟 당시에는 MP3 공유 사이트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음반사들을 우군으로 만드는데 성공하였는데, 그와 함께 소비자와 음반사들 사이에 지나치게 벌어져 있는 간극 (음반사들은 CD 전체로 파는 것을 고집, 소비자들은 MP3 다운로드)을 디지털 싱글을 간편하게 한 곡 단위로 판매하는 타협안을 제시함으로써 훌륭한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승승장구를 시작합니다.

아이폰을 개발하면서는 아이튠즈라는 훌륭한 중앙시장에 소프트웨어 유통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합니다.  이제는 수많은 개발자들이 많들어낸 프로그램을 콘텐츠로 하여 가장 활발한 마켓 플레이스로 아이튠즈를 재정립합니다.  이것이 바로 앱스토어 입니다.  아이패드는 어떤가요?  디지털 콘텐츠 마켓플레이스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아이북스를 앞세우면서 전자책과 동시에 콘텐츠 앱이라는 새로운 쟝르를 활성화시키면서 수많은 잡지사, 출판사와 미디어 그룹, 방송사 등을 자신의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화려하게 개인용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 시장을 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애플TV를 소개하면서 새로운 비디오 스트리밍 마켓을 열었고, 이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기 좋도록 아이튠즈 10을 업그레이드 하였습니다.  단돈 $99 달러에 애플TV를 사면 다양한 커넥터를 이용해서 어떤 TV에나 연결이 가능하고, 아이패드에 저장된 영화 등을 간단히 볼 수 있으며, 동시에 애플TV의 저장기능을 없앰으로써 불법복제와 유통에 민감한 TV 제작사와 헐리우드 등을 파트너로 끌어오고 있습니다.  일단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이 강한 ABC와 구글을 워낙에 싫어하는 폭스를 파트너로 삼았는데, 이들의 비즈니스가 잘 된다면 다른 곳들도 속속 합류하는 모양새를 띠게 될 듯 합니다.

결국 아이튠즈를 음악과 소프트웨어, 그리고 책과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TV 구독을 대체할 수 있는 종합마켓으로 업그레이드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야망은 이렇게 단순한 수준을 넘는 것 같습니다.


애플, 소셜까지 집어삼키고 전자상거래까지 진출할 듯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소수의 포탈 들이 위력을 떨칩니다.  왜일까요?  결국 군소의 수많은 개미들이 등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터넷의 공로이지만, 이렇게 접근성이 뛰어나지면 사람들이 너무 많은 정보와 선택에 남겨져 있기 보다는 가능하면 간편하게 접근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곳을 찾기 때문입니다.  이제 다른 마켓에 들르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구매하기 위해서 아이튠즈를 들르기만 하면 모든 것을 찾을 수 있고, 사람들에게 그 평가를 듣고 동시에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만든 것이 바로 애플이 발표한 Ping 이라는 소셜 서비스의 정체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이라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활용하면서 기존의 바이럴 인프라를 이용하고자 할텐데 애플은 과감하게 자사의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당장은 이 서비스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게 될 곳은 마이스페이스(MySpace) 입니다.  주로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음악을 퍼뜨리고, 이들을 좋아하는 팬들이 활동하는 무대로 자리잡고 있는 마이스페이스의 경우, 가장 커다란 음악 소비처가 되고 있는 아이튠즈에서 제공하는 소셜 서비스를 외면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음악을 소비하는 젊은이들도 친구들과 쉽게 음악을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아이튠즈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잡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문제는 그 뒤입니다.  결국 애플은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소셜 그래프를 만들 것으로 보고, 이들이 음악 뿐만 아니라 각종 앱이나 책, 그리고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영화 등에 이르는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거리를 던져주고, 추천하면서 동시에 소셜 서클까지 만들어가는 것을 지원하면서 점점 사용시간이 여기에서 늘어나게 되면 훨씬 다양한 소셜 웹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공격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물론 그 정도 단계까지 가지 않더라도 추천과 관련한 인프라를 중심으로 그 영향력은 충분히 키워갈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애플의 지지자들의 끈끈한 소셜 서클을 구성하고 이들 간의 강력한 소셜 서비스를 하나씩 제공하면서 전부들 애플 월드에 들어와서 살게 만듭니다.  물론 무척이나 편리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모든 것을 간단히 처리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강력한 소셜 네트워크를 가지게 되고, 이들을 바탕으로 간단히 바이럴 마케팅과 영업이 가능해지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중앙집중형 마켓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음은 뭘까요?  이제 애플 아이튠즈에서 아마존의 웹 서비스와 같은 개방형 API를 내놓거나 입점가능한 마켓 플레이스만 열면 무엇이 될까요?  아이튠즈는 거의 모든 물건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바뀔 수 있게 될 것입니다.  Ping 을 통해 여러가지 상품에 대한 평이 오가고, 추천을 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거래가 활성화된다면 많은 상점들이 입점하게 될 것이고 이들은 아이튠즈에서 편안하게 장사를 하게 됩니다.  아마존도 위기입니다.


하드웨어와 유통을 동시에 이용하여 뭉치지 못하는 연합군을 친다.

시장경제 논리에 따르면 이렇게 잘하는 곳이 잘 나가는 것에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애플의 이런 성장이 소비자들에게 중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례로 애플은 초기에 아이팟을 성장시킬 때 소니, EMI 등과 협력을 하면서 가격결정권 등에 대해 최대한 콘텐츠를 가진 곳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요?  이제는 애플이 거의 모든 권한을 가지면서 쥐고 흔듭니다.  왜?  경쟁이 없기 때문이죠.  전세계 디지털 음원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아이튠즈는 2004년 정도만 하더라도 잘 나가던 랩소디(Rhapsody) 등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사실 상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서비스 유통에서 자신들의 마진을 적게 가져가더라도 하드웨어만 좋은 가격에 팔면 되기 때문에 일단은 아이튠즈에서의 소비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해주면서 권력을 쥐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서 하드웨어 판매로 막대한 이득을 내던 애플은 아이폰을 내면서도 비슷한 전략을 펼칩니다.  하드웨어로 승부를 하되, 소비자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앱 스토어와 아이튠즈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합니다.  애플의 아이폰 하드웨어의 판매를 통한 이익에는 우리가 정확히 계산할 수 없는 앱 스토어에 올라가 있는 많은 앱들의 기회적인 가치들이 잘 녹아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던 애플이 아이패드부터 전략을 약간 수정합니다.  $499 달러 (16G모델, WiFi모델) 라는 지금까지의 애플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저가(물론 그래도 다른 회사들의 저가전략 수준은 아니지만)로 내놓으면서 아이튠즈의 콘텐츠 시장을 키울 가능성을 조금씩 비추더니, 이번에는 애플 TV를 $99 달러에 내놓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이패드의 저장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는 연계전략을 펼치고, 애플 TV에 HDMI 를 포함한 다양한 TV와의 연결옵션을 제공하는데, $99 달러라면 다중 연결단자의 가치로만 봐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렇게 되면 굉장히 쉽게 사람들이 아이패드에 저장된 동영상을 보겠다는 생각만으로도 살 수가 있고, 또한 가끔씩 출시된 영화를 비교적 저렴하게, 그리고 아주 간단히 스트리밍으로 볼 수가 있게 되면서 누구나 한 대 정도씩 가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애플TV가 하드웨어에서 돈을 벌 수 있을까요?  물론 좀 벌겠지만, 여기서는 디지털 콘텐츠 마케에서의 수수료 비중이 커지게 됩니다.  콘텐츠 마켓은 소프트웨어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마켓이기 때문에 이 경우의 매출구조 및 비즈니스 모델의 형태는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아이팟터치를 거의 아이폰 4와 유사하게 내놓았습니다.  이 역시 어찌보면 아이폰 4의 수요를 잠식할 수 있는 자기잠식적인 선택인데, 페이스타임을 포함하여 아주 쓸만한 휴대용 인터넷 기기로서 자리매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기가 된다면 페이스타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멀티미디어 콘텐츠 비즈니스와 소셜을 엮어내는 것에 박차를 가한 셈입니다.  결국 하드웨어 부분에서의 수익화 전략을 거대한 유통마켓 장악 전략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할까요?  생각보다 연합군은 협력을 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거대한 물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애플은 ABC와 폭스를 끌어들였는데, 이들이 이익을 내기 시작하고 콘텐츠 유료화의 가능성이 보인다면 아직 들어오지 않은 많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곳들이 결국 이 마켓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서 그 시장이 무섭게 크게 될 것입니다.  일단 아이튠즈 디지털 음악과 같이 점유율이 높아지면 이들은 이제 가격결정권을 포함한 애플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저작권을 가진 콘텐츠 업체들이 구글 TV와 협력하고 있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제조업체들의 자율성이 높고, 이들이 저장공간을 많이 가진 장비를 통해 다양한 불법복제가 가능한 방식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터넷에 직접 연결이 된다는 측면에서 구글 TV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리라 생각하고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모색하고 싶은 거겠지요.  그러나, 이런 식으로 적전분열을 한다면 결국 애플에게 모두 잡아먹히게 될지도 모릅니다.  결국 콘텐츠 업체들도 디지털 음악에서 그랬듯이 애플에게 모든 제어권을 내주게 되고 끌려다니게 되겠지요 ...

또한, 애플은 패를 2가지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가 하드웨어 공세를 통해 제조사들을 압박할 수도 있고, 마켓에서의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을 활용해서 저가의 콘텐츠 서비스 전략으로 콘텐츠 업체들을 압박할 수도 있습니다.  매출구조가 양쪽에서 나오고 비즈니스 모델이 복수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전략을 가져갈 수 있는 것입니다.  상황의 전개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들고 나오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제조업과 서비스, 그리고 콘텐츠를 가진 곳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어느 한쪽의 협업고리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면 애플천하가 될 수 있다.

애플의 시나리오와 같이 모두들 협력하는 협업모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가치에 기반하여 많은 사람들이 애플을 선택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여러가지 분야에서 가지게 된다면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능가하는 무서운 공룡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소비자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도 독점의 자리에 들어가게 되면 소비자들에게는 독으로 돌아옵니다.  그런 측면에서 구글 연합군과 마이크로소프트 연합군, 더 나아가서는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그리고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과 같은 시장지배적인 플레이어들이 서로 지금과 같이 따로 놀면서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는 생각만 한다면 결국 애플의 커다란 전략적 접근에 대해 우위를 가져가기 힘들게 될 것입니다.  

다행히 국내에는 아직 아이튠즈가 소프트웨어 앱 부분을 제외한 음악이나 책 등의 디지털 콘텐츠의 주도권이 국내업체들에게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와 같이 서로 지리멸렬한 상태로 따로 주머니를 차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나누는 대승적인 협업구조와 개방형 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한다면 애플의 야망이 국내에서도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무서운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기를 바라지는 않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요즘의 소비자들은 냉정합니다.  전체를 읽어내고 이에 대비하는 혜안들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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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터앤미디어의 생각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애플의 세계정복 전략, 그 전모를 드러내다> 결국 아이튠즈를 음악과 소프트웨어, 그리고 책과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TV 구독을 대체할 수 있는 종합마켓으로 업그레이드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야망은 이렇게 단순한 수준을 넘는 것 같습니다.

    2010/09/02 17:26
  2. Hwan의 생각

    Tracked from drshawn's me2DAY  삭제

    애플이 미국 시장을 지배하게 되더라도 사실상 유료 컨텐츠 가격이 초염가인 국내에는 진출이 어렵죠.

    2010/09/02 17:46


닷컴 버블이 붕괴한 다음 해인 2001년은 많은 뉴스와 사건이 있는 해 입니다.  그 중에서도 애플이 완전히 회사의 비젼과 전략을 새롭게 만들면서, 환골탈태하는 해가 되는데 오늘의 IT 삼국지는 애플의 새로운 운명을 결정하는 2001년 맥월드에서 스티브 잡스가 발표한 "Digital Hub"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같은 해, 이 전략을 바탕으로 애플은 애플스토어(Apple Store), 아이팟(iPod) 등과 같이 과거 수십 년간의 애플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도약하는 실질적인 성공사례들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애플이라는 회사의 대성공을 이끌어내는 기반이 됩니다.


최악의 실적을 발표한 이후, 미래를 이야기하다.

스티브 잡스가 1997년 복귀이후, 파산하던 애플을 구해내었고 동시에 아이맥의 선전으로 다시 잘 나가는 것으로 보였던 애플에게도 2000년의 닷컴 버블은 극복하기 어려운 시련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CEO 로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2001년 1월 $2억 4700만 달러에 이르는 분기손실을 보고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주력 제품이었던 큐브 파워맥 제품의 판매부진으로, 비교적 고가였던 이 제품이 닷컴 버블현상과 맞물리면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것이 고스란히 애플에게 커다란 타격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애플의 미래를 위해 준비한 2001년 1월의 샌프란시스코 맥월드 기조연설은 향후 애플의 향방을 좌우한 중요한 자리가 됩니다.  특히, 2000년 닷컴 버블을 언급하면서 "1976~2000 PC의 전성기가 끝났다" 라는 의미의 묘비를 올린 슬라이드는 굉장히 유명합니다.  그러나, 이 연설에서 그는 PC 의 첫 황금기인 스프레드시트, 어드프로세서, 전자출판 등에 의한 생산성 혁신의 시대에서 인터넷을 거쳐 이제는 디지털 기기들의 증가와 이에 따른 디지털 라이프스타일(Digital Lifestyle)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이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디지털 허브(Digital Hub)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애플은 이 전략을 실천하기 위한 일환으로 같은 해 아이팟을 내놓게 되며, 디지털 허브를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겸 서비스를 추진하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애플의 모든 제품군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허브의 역할을 하는 아이튠즈(iTunes) 입니다.  이 날의 기조연설은 이후 애플의 전략을 설명하는 기초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커다란 의미를 가집니다.  아래 유튜브 영상이 화질이 좋지는 않지만, 이 때의 연설 중 가장 하이라이트가 되는 부분을 뽑아낸 것이므로 시간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같은 해 CES 에서 빌 게이츠 역시 이와 유사한 전략을 이야기 합니다.  바로 디지털 라이프스타일(Digital Lifestyle) 이라는 것이 그것으로 이후 따로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PC 세상에서 벗어나 콘솔 게임기 시장으로의 진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XBox 를 선보입니다.  또한, Ultimate TV 라는 이름의 새로운 TV 기술과 다양한 임베디드 장치들을 위한 윈도우 CE(Windows CE)에 대한 지원을 발표합니다.  


이와 같이 같은 시기에 거의 같은 이야기를 하였지만, 애플은 디지털 허브 전략에 맞추어 2001년 부터 차근차근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그리고 유통에 이르는 전 영역에 걸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들을 내놓게 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전략을 가져가는 한계점을 보입니다.  물론 윈도우 CE가 한동안 유행을 타면서 잘 나가는 듯이 보였지만, 최근의 결과를 보면 거의 비슷한 비전을 보였음에도 그 완성도와 소비자 중심적인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였던 애플이 PC 시장에서의 결과를 뒤집고 한발 앞서나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듯 합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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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삼국지, 오늘은 애플의 반격이 시작되는 1999년 아이맥과 2000년 맥 OS X 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파격적인 디자인, 컴퓨터의 개념을 바꾸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떠맡은 뒤, 많은 프로젝트를 정리하면서도 찾아낸 보석과도 같은 인재 조너던 아이브에게 애플 회생의 중책을 맡은 아이맥(iMac) 프로젝트 디자인 명령이 떨어집니다.  조너던 아이브는 기존의 컴퓨터 디자인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는 일체형 모니터/본체케이스와 키보드, 그리고 매우 단순하면서도 쉬운 인터넷 연결, 동그란 하키팩처럼 보이는 마우스 등 완전히 새로운 컴퓨터 디자인을 내놓습니다.

아이맥(iMac)의 'i' 는 원래 '인터넷(internet)'을 의미하기도 하고, 동시에 개인 (I, individual) 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매우 간편하게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었고, 과감하게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빼면서 USB 를 채용하고, CD-ROM 을 디폴트로 넣는 등의 혁신을 감행한 하드웨어 입니다.  

아이맥의 대성공은 이후 애플의 제품 라인업 작명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북(iBook), 아이팟(iPod), 아이폰(iPhone), 아이TV(iTV), 아이패드(iPad) 에 이르기까지 많은 제품의 이름에 'i'가 붙기 시작하였고, 아이맥은 이런 성공의 시발점이 되는 위대한 제품입니다.  


차새대 운영체제 선을 보이다.

아이맥이 하드웨어 부분에서 애플의 회생을 견인한 제품이었다면, 추락하는 애플이 날아오를 수 있는 장기적인 토대를 제공하는 날개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바로 맥 OS X 입니다.  길 아멜리오가 스티브 잡스의 NeXT 를 인수하면서 차세대 운영체제를 확보한다면 언젠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었던 것이나, 스티브 잡스가 iCEO 로 등극하고 마이클 델에게 '파산할 회사'라는 독설을 들으면서도 꿋꿋이 축소경영과 내실을 다지면서 준비한 작품이 바로 애플의 미래를 책임진 OS X 였습니다.

1998년 빌 게이츠를 만나서 당시의 애플의 지지자들에게는 굴욕적인 협상을 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지원해줄 것을 호소하고, 투자를 받아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 것도 모두 OS X 라는 미래의 희망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벌기 였는지도 모릅니다.  

2000년 1월, 스티브 잡스는 맥월드 엑스포에서 OS X 의 베일을 벗깁니다.  NeXT 를 인수한 뒤, 2년 6개월에 걸치는 시간 동안 1,000 여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피땀을 흘려 완성한 애플의 운영체제입니다.  이 운영체제의 근간은 오늘날 우리를 열광하게 하는 아이폰 OS 와 아이패드 OS 에도 그대로 적용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역대 최고의 운영체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탄탄한 내부구조 뿐만 아니라 투명한 메뉴나 그림자, 애니메이션과 같은 실시간 그래픽 효과까지 포함한 아름다운 운영체제이기도 하였습니다.  

OS X 는 기본적으로 마하커널(Mach kernel) 이라는 기술에 기반을 두고 개발된 NeXT 의 NeXTstep 운영체제를 계승하였습니다.  NeXTstep 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개념의 객체지향 운영체제(object-oriented operating system)라는 개념으로 설계된 운영체제로 스티브 잡스와 NeXT 의 동료들이 1985년부터 개발한 역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동적인 애플 CEO 로의 복귀와 전통적 파트너들의 외면

2000년 1월 맥월드에서 OS X 를 발표하던 날, 애플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에게는 또다른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바로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iCEO (interim, 임시 CEO) 라는 타이틀에서 'i'를 떼어 버리고 정식으로 CEO 로 복귀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날 그동안의 애플이 얼마나 고생을 하였는지를 아는 많은 청중들이 그의 복귀선언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또한, 애플에 복귀할 당시만 하더라도 애플을 회생시킬 수 있으리라는 자신이 없었던 스티브 잡스 역시 아이맥의 성공과 함께 OS X 를 정식으로 출시할 수 있게 되면서, 2000년의 맥월드 발표회 날은 애플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해서 발표한다는 것은 과거의 잘 나가던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을 상당수 포기한다는 커다란 위험요소를 끌어안고 있기에 외부 소프트웨어 협력사들의 협력이 꼭 필요합니다.  아무리 OS X 가 훌륭하고, 프로그래밍 도구가 좋다고 해도 외부 소프트웨어 업체 입장에서는 커다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여기에 반발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애플로서는 그 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Adobe), 매크로미디어(Macromedia)를 어떻게든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98년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를 찾아와서, 적어도 5년간 새로운 매킨토시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약속했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어도비와 매크로미디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장 포토샵(PhotoShop)과 드림위버(DreamWeaver)와 같은 베스트셀러 소프트웨어의 포팅이 출시 때까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애플의 간곡한 요청에도 성실하게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긴밀한 협력과 다툼을 지속해온 애플과 어도비의 사이는 이 때부터 급속히 악화됩니다.  물론 시간이 흐른 뒤에 포토샵과 드림위버를 OS X 용으로 출시하기는 했지만, 결국 일반 소비자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지원을 하지 않았으며, OS X 의 좋은 기능을 전혀 활용하지 않음으로써 되려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가 더 많은 기능과 성능을 보여주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이에 애플은 하는 수 없이 포토샵과 드림위버와 같은 디자인,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력하게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제작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의 이런 결정이 이후 아이튠즈와 아이팟, 아이폰의 탄생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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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애플이 디자인의 혁명을 일으킨 기업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그 자리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너던 아이브(Jonathan Ive)가 있습니다.  오늘의 IT 삼국지는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 최고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기의 디자이너, 조너던 아이브가 주인공입니다.   


애플의 디자인 심장, 아이맥을 탄생시키다.

조너던 아이브는 1967년생으로 아직도 절정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가 만들어갈 디자인의 혁신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도구와 재질, 그리고 제작 프로세스를 과감하게 시도하면서 혁신적인 디자인들을 내놓았고 성공을 시켜 왔습니다.  1998년의 아이맥이라는 컴퓨터 디자인의 역사적인 제품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아이북과 파워북 G4, 아이팟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히트작들을 성공시키면서 전세계 산업 디자이너들의 모법이 되고 있습니다.

조너던 아이브는 1967년 런던에서 태어나, 뉴캐슬 폴리테크닉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그 뒤에 탠저린(Tangerine)이라는 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해서 파워 툴부터 텔레비전에 이르는 다양한 디자인 컨설팅을 하기 시작했는데, 1992년에 그의 고객이었던 애플이 그를 스카웃하게 되면서 애플과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가 애플에서 일을 시작할 때에는 그렇게 큰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다양한 제품개발팀에 들어가서 일을 했지만, 뉴톤(Newton)과 같이 성공하지 못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었고, 기본적으로 애플이 당시에 쇠락해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재능을 펼쳐볼 기회를 잘 얻지 못하게 됩니다.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애플을 재건하기 위해 스티브 잡스가 다시 복귀하면서 부터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조너던 아이브의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보고, 애플의 부활을 이끌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였던 아이맥 디자인의 전권을 그에게 맡깁니다.  스티브 잡스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에서 얼마나 그가 조너던 아이브를 신뢰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이맥이 전세계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아이맥을 디자인한 조너던 아이브는 단숨에 전세계 디자이너들을 찬사를 한 몸에 받게 됩니다.




조너던 아이브와 그의 디자이너팀은 언제나 위계질서보다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문화 속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탄생시켰습니다.  조너던 아이브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에 흥미가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물건들이나 여러 종류의 제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동작하는지, 그리고 어떤 재질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아서 항상 그림으로 그리고, 그린 것을 실제로 만드는 작업을 즐겼습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결국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쉽지 않았던 애플이라는 회사에 대한 적응

조너던 아이브가 애플에 입사하게 된데에는, 또 하나의 전설인 하르트무트 에슬링거의 맥(Mac) 디자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거의 컴맹 수준으로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했는데, 대학을 다닐 때 맥을 발견하고 엄청난 감화를 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결국 세기의 디자이너들이 맥을 사이에 두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교감을 나눈 것이지요.  그 장면이 눈에 선하지 않습니까?   그 뒤로 조너던 아이브는 애플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차에 애플에서 입사하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으니 만사를 제쳐놓고 애플로 들어간 것입니다.


조너던 아이브의 아이맥에 이은 히트작, G4 Cube (2000)


그렇지만, 조너던 아이브의 애플 적응은 그다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원래가 자유로운 디자이너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고, 디자인 컨설팅을 하던 그가 갑자기 심오한 제품기획과 풀타임으로 회사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특히, 기술적으로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자유로운 디자인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나 그가 애플에 입사했을 당시, 애플은 사세가 기울고 있었습니다.  초창기 애플의 정체성과 목표를 잃고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난파선과도 같은 신세였지요 ...   

그러다가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면서 상황은 극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애플의 정체성과 핵심가치를 먼저 확립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다른 회사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방법을 통해 디자인과 혁신을 바탕으로 회사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조너던 아이브의 재능도 빛을 발합니다.


자신의 팀과 파트너들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디자이너들이 회사를 자주 옮기는 데에 비해, 조너던 아이브는 상당히 오랜 시간 애플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애플하고만 일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애플의 디자인팀 뿐만 아니라 개발, 마케팅, 영업팀까지도 같은 문제를 풀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는 문화에 의해 자신의 디자인이 탄생하기 때문이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디자인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애플의 일부로서 자신의 디자인이 존재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조너던 아이브는 애플의 디자인 팀이 거의 하늘에서 내린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핵심 디자인팀을 작게 유지하면서 첨단 도구와 프로세스에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협업의 강도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커다란 스튜디오에 강력한 사운드 시스템으로 디자인 영역을 지원한다고 하니 상당히 독특합니다.  거의 개인 공간을 주지않고, 큰 공간을 공동으로 쓰면서 끊임없이 토론과 회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2002년형 아이맥


조너던 아이브는 애플의 디자인에 있어서 새로운 재질과 프로세스, 그리고 제품 아키텍처의 혁신이 핵심에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폴리머 기술이 발전하자, 이를 이용한 다양한 기능성을 갖춘 제품을 만들 수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아이맥입니다.  그리고, 프로세스에서 트윈슈팅(Twin shooting) 기법이 나와서 서로 다른 플라스틱을 동시에 사출할 수 있게 되자, 이 기술을 도입해서 만든 디자인이 바로 아이팟(iPod)입니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접합과 혁신적인 접착제 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언제나 새로운 재료와 재질, 그리고 프로세스 및 기술의 발달을 끊임없이 도입하고 테스트하면서 탄생한 애플의 디자인은 단순한 미술적 디자인이 아닌 기술과 디자인의 총체적으로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인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 이후의 후계 구도를 따질 때, 조너던 아이브(Jonathan Ive)가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은 바로 이런 그의 카리스마와 창의성 때문입니다.  비록 스티브 잡스와 같은 강렬한 카리스마나 커다란 흐름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지만, 그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애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애플의 정체성을 확립하였고,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은 가지고 있지 못한 최고의 차별적 존재가 바로 조너던 아이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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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삼국지, 오늘은 1997년 애플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의 위기극복 이야기 입니다.  


파산직전의 애플을 구하라!

앞선 포스트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기 이전의 CEO 였던 길 아멜리오(Gil Amelio)는 세간의 일반적인 평가와는 달리 그의 업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욕을 먹을만큼 먹을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을 만들어 놓았지만 결국 애플의 재도약을 위한 밑바닥을 충실하게 깔아놓은 사람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의 사임과 스티브 잡스의 복귀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가 정치적인 공작을 통해 길 아멜리오를 쫓아내었다는 설과 이사회가 길 아멜리오보다 스티브 잡스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으면 애플의 중흥이 불가능했었던 것이라는 해석이 팽팽하게 갈립니다만, 어찌 되었든 초창기 어려울 때 애플의 현금흐름과 NeXT의 인수, 그리고 뒤를 이은 구조조정까지 가장 어렵고 하기 싫은 일들을 혼자서 지휘하고 떠나게 된 길 아멜리오의 역할은 반드시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 아멜리오를 사퇴시킨 애플의 이사회에게는 스티브 잡스 이외에 CEO 를 맡을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사회에서는 스티브 잡스에게 CEO 를 맡아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이를 거절하다가 앞에 '임시'라는 타이틀을 단다는 조건으로 이를 수락합니다.  그로부터 6개월 정도 CEO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던 애플은 공식적으로 이사회에서 1997년 8월 스티브 잡스를 iCEO(interim CEO, 대행 CEO)로 임명합니다.  
그렇지만, 당시의 애플의 상황은 정말 좋지 않았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애플이 앞으로 1년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고, 과연 쓰러져가는 공룡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약물이 있을 것인가?를 모두들 의심하였습니다.  잡스가 CEO의 업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수익성과 향후 전망이 없는 사업들을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애플은 40가지가 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매킨토시 제품군도 굉장히 많았고, 노트북 라인인 파워북, 그리고 심지어는 잉크젯 프린터와 뉴턴(Newton)과 같은 PDA 제품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들 중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엔지니어들이 너무나 우대를 받고 지나치게 자신이 하고싶은 프로젝트를 무작정 진행하는 관행이 보편화되면서 실제로 실현될 수 없는 이상적인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고, 이는 회사의 문화의 왜곡과 함께 실질적인 비용부담으로 다가오면서 애플을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뜨리고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자마자 한 일은 모든 제품과 인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반드시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상명하달 방식의 구조조정 보다는 모든 제품과 프로젝트에 대해 자신과의 면담과 토의를 거쳐 자신들이 직접 필요없는 프로젝트는 폐기하는 유연한 정리방법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이사진 중에서 대부분을 자신의 사람들로 교체를 하면서 자신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세력들을 없애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미 NeXT 에서 자신의 수족들처럼 일하던 사람들을 애플의 요직에 배치하는 작업은 길 아멜리오가 CEO 로 있을 당시에 그에게 조언을 하면서 이미 마친 상태였는데, 영업 총책임은 데이비드 마노비치(David Manovich), 하드웨어는 존 루빈스타인(Jon Rubinstein), 그리고 소프트웨어 부분은 에이비 테바니언(Avie Tevanian)이 담당하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빅딜을 성사시키다.

다음으로 당장 눈앞에 다가온 회사의 재정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단기적으로 애플이 살아남기 위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자존심을 굽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찾아갑니다.  불과 수개월 전 길 아멜리오가 같은 이유로 자신을 찾아왔을때 그의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했던 빌 게이츠지만 이번에는 전향적인 태도로 스티브 잡스를 만났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오래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윈도우에 대한 특허권 문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윈도우에 대한 특허권 침해소송을 취하할 것이니, 마이크로소프트가 맥 운영체제에서 동작하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개발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여기에 과감하게도 애플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해 달라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비록 금액이 크지는 않더라도 좋으니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에 투자를 한다면 애플에 대해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상당수 긍정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에 착안을 한 제안이었습니다.  이때 빌 게이츠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맥 OS 의 기본 브라우저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채택해달라는 요구였고, 스티브 잡스는 이를 받아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당시 가장 중요했던 브라우저 전쟁에서 넷스케이프에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였고,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주저없이 스티브 잡스의 조건을 받아들입니다.  빌 게이츠는 과거와는 달리 이렇게 스티브 잡스가 겸손한 제안을 해온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맥에서 동작하는 오피스를 개발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동시에 애플에 $1.5 억 달러를 투자합니다.  

애플이라는 회사의 규모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자금여력을 감안할 때 이 정도 금액은 정말 형식적인 것이 불과했지만, 주식시장은 뜨겁게 반응합니다.  애플의 주식은 30% 이상 급등을 하였고, 애플은 파산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이때 마이크로소프트가 거액을 투자해서 애플의 주식을 많이 매입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지금 그 때를 뒤돌아보면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면 좋았을 걸 ... 하는 후회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킨토시 클론의 중단과 새로운 공급시스템의 정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해서 가장 먼저 손을 본 것 중에 하나가 전전임 CEO인 마이클 스핀들러가 PowerPC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허용한 매킨토시 시장의 클론허용 정책을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전선을 윈도우 계열의 컴퓨터들로 단일화하면서 시장의 장악력을 강화하는데 성공합니다.  또한, 당시 애플에게 CPU를 공급하던 IBM과 모토롤라를 경쟁시키면서 보다 좋은 조건에 부품을 조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제품의 전반적인 라인업도 정비하면서 제품의 종류가 줄어들어, 제품공급 라인이 단순해진 것도 커다란 변화가 되었습니다.  40개가 넘던 제품군은 4~5개 정도로 줄어들었고, 이런 변신은 단기적인 매출감소를 불러왔지만 수익성을 현저히 개선하는데에는 성공합니다.  그 중에서도 존 스컬리가 시작하여 애플의 신성장동력으로 장기간 공을 들여온 PDA 프로젝트인 뉴톤(Newton)을 정리한 것을 두고 애플의 팬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반발을 하였지만 이를 강행합니다.  그렇지만, 이 팀에서 일하던 엔지니어들은 대부분 중용하였습니다.  뛰어난 엔지니어들이라고 판단을 하기도 하였고, 이후 자신이 구상한 최고의 제품에 이들을 투입하려고 했기 때문인데, 이들이 향후 애플의 중흥을 이끄는 제품의 하나인 아이북(iBook)을 탄생시킵니다.  그리고, 그 팀에서 정말 애플을 구원하게 되는 소중한 보석과도 같은 인재를 발견하고 중용하게 되는데, 그가 바로 애플의 디자인 심장으로 불리는 조너던 아이브(Jonathan Ive) 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더욱 자세한 이야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뒤를 이어, 마이클 스핀들러가 만들어 놓은 '저렴한 애플 매킨토시'라는 제품군들을 모두 정리하고, 애플의 제품은 가격이 비교적 높아도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가진다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애플의 고전적인 컨셉을 부활시켰습니다.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정책들은 즉시 효과를 나타내면서 1년 만에 재고가 1/4로 감소하는 성과를 가져오며, 1997년 11월 출시한 전문가용 그래픽 컴퓨터를 모토로 등장한 파워맥 G3는 1년만에 100만 대가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하며 애플이 파산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는 일등공신이 됩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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