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수많은 회사들이 나타나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어떤 회사들은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하기도 하고, 혁신적인 상품을 선보이기도 하며, 멋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이 전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보여주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이 있지만, 이들이 현재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가끔씩 제가 글을 올리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제품군을 중심으로 하는 비즈니스 생활이라는 강력한 영토와 PC를 기반으로 땅을 넓혀가는 회사이고, 소프트웨어의 판매를 통해서 이익을 추구해왔고, 애플은 과거에는 PC를 판매하는 회사였지만, 스티브 잡스가 다시 복귀한 이후에는 아이팟을 중심으로 개인의 경험을 디자인하고 개인의 즐거움와 생활을 즐겁게 해주는 영역을 장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구글은 태생부터 인터넷에 자리를 잡고,수많은 데이터를 검색해서 찾아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회사로 인터넷에 가장 강력한 영토를 만들고서 이를 다양한 방향으로 넓혀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 동안은 이들 나름대로의 영역이 명확했고, 서로 협조도 많이 하면서 커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충돌의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맥락에서 회사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이들 회사가 가질 수 밖에 없는 문화와 DNA 등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합니다. 아마도 꽤나 오랜 연재가 될 것 같습니다만, 애플의 탄생을 시작으로 글을 풀어가 보고자 합니다. 소설도 아니고, 글 솜씨가 맛깔나거나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다소 재미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태동 - 문화 중심의 이동
이 글은 현재 외대 교수님으로 자리를 옮기신 홍가이 교수님이 저에게 보냈던 이메일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다시 옮겨적고 있음을 밝힙니다.
1980년대 초 PC(Personal Computer) 혁명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당시만 하더라도 PC 시장을 놓고서 자웅을 겨룬 것은 전통의 동부에 자리잡은 컴퓨터 업체들인 IBM, Wang Lab, 마이크로컴퓨터(Microcomputer) 등과 서부의 실리콘밸리에 자리잡은 매우 작은 회사들인 애플, 탄뎀(Tandem, HP 출신들이 1974년 설립, 1997년 컴팩에 합병) 등의 신생회사였습니다. 이들의 대결은 가히 컴퓨터 전쟁(Computer War)라고 부를 수 있는데, 결과는 서부의 작은 다윗 들이 동부의 거대한 골리앗을 쓰러뜨리면서, 오늘의 실리콘밸리의 전성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 전쟁에서 서부가 이긴 것은 컴퓨터 아키텍처 디자인(architecture design) 철학의 승리였습니다. 동부의 철학은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학문인 뉴톤/카르테시안(Newtonian-Cartesian) 철학에 기반을 둔 계층적 논리(Hierarchical Logic System) 이었고, 서부의 디자인 철학은 하이데거(Heidegger)의 도구와 인간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철학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어떻게 서부에서 동부의 전통적인 서구철학에 반대되는 디자인 철학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60년대 젊은 세대들이 동부의 기존 문화질서에 저항하면서 서부,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한 거리에 모여 히피(Hippie) 문화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서구의 전통 기독교 대신에 동양의 참선과 요가를, 육식대신 채식 등을 하는 등의 기행을 하면서 자유와 대중을 중심에 두고, 권위와 전통을 부정하는 여러가지 운동을 펼칩니다. 이들도 인생이 있는지라 70년대 말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자식도 낳게 되고, 교육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일자리를 구하러 다닙니다.
그런데, 이들이 머리가 나쁘거나 교육을 못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인근 실리콘밸리에서 막 태동이 되었던 신생 컴퓨터 회사의 프로그래머, 시스템 분석가, 컴퓨터 아키텍처 디자이너 등으로 취직을 하게 되는데, 그동안 느껴온 여러가지 철학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디자인 철학으로 승화되게 되었고, 이런 디자인 철학이 PC 혁명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과 세계적인 연구소로 알려져 있는 Xerox 의 PARC 같은 연구소들을 끌어간 수많은 연구인력들이 과거에 히피 생활을 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스티브 잡스만 하더라도 동부의 유명한 대학이 아니라, 오레곤에 있는 리드대학(Reed College)이라는 곳에 입학했다가 중퇴하고, 대마초를 팔아서 창업자금을 만들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들이 그린 것은 IT 기술을 이용해서 새로운 문명의 창출에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80년대와 90년대의 MONDO 2000 이란 잡지에는 어떻게 IT와 비서구적인 삶의 철학이 공존할 수 있는가? 특히 인간의 영혼을 중시하는 그런 과학기술의 응용에 대한 글들이 많이 실렸습니다. 그리고, MONDO 2000의 뒤를 이은 잡지가 바로 현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Wired 입니다. Wired 의 편집장이었던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롱테일 경제학(LTE, Long-Tail Economics)에 이어 최근 프리(Free)라는 저서로 유명하지요?
마이크로소프트의 등장 그리고 ...
그런데, 이런 접근방법은 시애틀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수포로 돌아갑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문화적, 잠재적인 창의성이 있는 신기술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가져와서 과거의 서구적인 가장 비인간적 자본주의의 이익창출의 도구로 전락시킵니다.
2월 2일과 3일 각각 알라딘/오마이 TV 와 강남 교보문고에서 여러 독자들과의 만남과 강의가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와주신 여러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강연회 못 오신 분들을 위해 오마이 TV에 녹화된 강연영상을 소개할까 합니다. 아래 그림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오마이 TV 사이트로 넘어가고 특별히 로그인하지 않고 다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4의 불>로 우리 모두 같이 미래를 열어가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