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묵직한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거대한 물체의 정체가 무엇일까요? 얼핏 보기에는 X-파일에나 등장할만한 거대한 UFO가 불시착한 것으로도 보이고, 외계인들이 지구에 건설한 거대 요새같은 느낌도 듭니다.
이 거대한 구조물의 정체는 "
Cactus Dome"이라고 합니다. 냉전시대 미국의 핵실험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죠. 거대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돔은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마샬군도에 있는
에니위탁(Enewetak)이라는 산호초섬 군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977년부터 1980년까지 약 $2억 4천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핵실험을 한 장소를 완전히 봉인한 것인데, 이 콘크리트 돔이 덮고 있는 것은, 9미터 깊이에 직경이 107미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레이터(Crater)입니다. 이 크레이터는 인공적으로 1958년 5월 8일에 있었던 수소폭탄 실험에 의해서 만들어 졌는데, 이 실험의 코드네임이 "
Cactus Test" 였기 때문에 그 이름을 따서 "Cactus Dome"이라고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 섬은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 였지만, 미국의 핵실험 장소로 선정이 되면서 모든 주민들이 퇴거하게 되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43차례의 핵실험이 에니위탁에서 1948년부터 1958년까지 수행되었고, 최초의 수소폭탄 이었던 아이비 마이크가 1952년 수행되어 Elugelab이라는 섬을 흔적도 없이 증발시켜 버리기도 하였습니다.
하나의 섬을 통째로 날려버린 1952년 에니위탁에서의 수소폭탄 실험
에니위탁은 이후 20년 가까지 버려졌다가, 사람들이 1970년대 들어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1977년 5월 15일 미국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서 해당 지역의 섬들의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해당 지역의 모든 토양을 정상적인 곳에서 구한 토양과 섞는 방식으로 희석을 시켜나갔습니다. 그 중의 가장 큰 크레이터는 이렇게 콘크리트로 돔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덮었습니다. 1980년 미국 정부는 이제 사람이 이곳에서 살 수 있을만큼 안전하다고 선언하게 됩니다.
아래 그림은 구글 어스로 찾아본 사진입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산호초 군도에 이런 아픈 기억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군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