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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Pixar)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Up"이 조만간 공개가 될 모양입니다.  여기저기 트레일러들이 돌아다니고 있네요?  오늘은 픽사라는 회사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사실 픽사(Pixar)라는 회사에(이제는 디즈니에 합병이 되었으니 사업부겠네요)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 때문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뒤에 넥스트를 거쳐서 픽사를 인수해서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도중에 애플에 다시 컴백하게된 것은 매우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사실 픽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때에는 일반적인 헐리우드 CG 제작사 정도로 이해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티브 잡스가 관계되어 있었다는 것을 안 뒤에는 과연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서 뒷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보통 제작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뭐가 다른지 궁금하시죠? 


조지 루카스와 천재 애니메이터의 만남 그리고 스티브 잡스

픽사의 역사는 아직까지도 세계최고의 애니메이터이자 픽사의 스토리텔링의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존 래스터(John Lasseter)가 디즈니를 떠나서 당대 최고의 영화제작자 중의 한 명인 조지 루카스(George Lucas)의 특수효과 컴퓨터 그룹에 조인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조지 루카스는 최고의 제작자이기는 했지만, 당시 일시적인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컴퓨터 그래픽스 그룹을 스티브 잡스에게 1986년 천만달러에 파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스티브 잡스는 독립회사를 만들면서 회사 이름을 "Pixar"로 정했습니다.  당시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바라보던 픽사의 가치는 이 가격의 몇 배는 되었지만,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뛰어난 협상능력과 언변으로 조지 루카스를 설득하는데 성공을 하였습니다.

1979년부터 루카스 필름과 함께 하던 에드 캣멀(Ed Catmull)은 스티브 잡스와 함께 픽사의 공동창업자이자 CTO로 취임합니다.  에드 캣멀은 컴퓨터 애니메이션 핵심 기술의 일부를 직접 창조한 사람이고 CGI (Computer-Generated Imagery)의 선구자로 컴퓨터 그래픽과 관련한 기술의 대부분을 책임진 세계적인 인물입니다.


헐리우드의 제작방식을 무너뜨리다.

보통 헐리우드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은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영화제작 시스템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제작사에서 영화제작에 필요한 사람들을 해당 프로젝트에 한해 프리랜서로 고용합니다.  제작자, 감독, 배우, 스태프가 모두 해당 영화에 한해 계약을 맺고 일을 시작합니다.  영화제작이 끝나고 계약이 만료가 되면 다들 다른 영화 프로젝트를 찾아 떠납니다.  이런 방식은 오랜 세월동안 고착화된 시스템으로, 함께 일하기 좋은 팀웍이 갖춰질 때가 되면 제작이 끝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할리우드의 시스템은 영화 제작자들이 서로가 유리하도록 판을 짜기 위해서 다양한 중상모략과 배신이 판치는 세계입니다.  그래서, 처음 영화제작의 아이디어가 나오면 이러한 정보를 빼돌리기 위한 공작과 정치적인 싸움으로 많은 시간이 낭비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제작이 되기도 전에 프로젝트가 좌초하는 경우가 많고, 제작이 시작되어도 영화의 완성도가 형편없이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제작시스템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픽사는 이러한 헐리우드의 제작관행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감독과 작가, 스태프에 이르는 모든 제작팀이 하나의 회사소속으로 월급을 받아 생활합니다.  픽사가 제작하는 영화는 감독은 달라도 작가와 애니메이터, 그리고 감독이 같은 회사의 직원으로 협력하면서 제작하는 것입니다.  제작비는 헐리우드의 제작사에서 픽사에게 돈을 지급하게 되고, 픽사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월급도 충분히 주고 동시에 이들의 실력을 쌓기 위한 교육 및 경력개발에 매진합니다.  이를 통해 픽사라는 회사에 있는 직원들은 계속해서 역량이 커져가게 됩니다. 


팀워크와 학습이 영화제작 프로세스의 본질이다.

픽사에서는 작품을 하나의 팀 스포츠로 생각합니다.  감독이 전횡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애니메이터, 감독이 모두 직위를 떠나 협력을 합니다.  특히, 스토리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 이를 수정하는 작업이 팀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준이 떨어지는 작품이 왠만해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러한 작업이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우수하고 재능이 있는 인재들, 그리고 이들이 지속적인 경험을 통해 그 역량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픽사의 작업환경은 제작에 필요한 지원을 회사차원에서 아끼지 않음으로써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배움의 기회와 개인의 창조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할 뿐 아니라, 최고로 재능있는 사람들이 같이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 ...  이것이 픽사의 진짜 경쟁력인 것입니다.  여기에 회사에서는 스톡옵션을 후하게 제공하고 있으니,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인재들이 픽사로 몰려들었습니다.  이들에게 거액의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도 월급을 떠나서 픽사를 떠나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돈보다 소중한 천국과도 같은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


픽사 대학, 그리고 Alienus Non Diutius

이와 같이 사람을 개발하는 것을 모토로 하는 픽사 문화의 중심에 픽사 대학이 있습니다.  픽사대학은 미술, 애니메이션, 영화제작 등과 관련한 수백 종류의 강좌를 제공하는 사내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픽사의 직원은 누구나 원하는 과정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문화가 회사 전체에 일반화되어 있고, 자기의 전공이 아니더라도 다른 과정을 들으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종합적인 역량을 키워가는 픽사대학의 운영은 픽사라는 회사의 핵심역량이 되었습니다.

픽사대학의 건물에는 라틴어로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Alienus Non Diutius".  이 말의 의미는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으로 협업과 개개인의 능력함양을 중시하는 픽사의 철학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2006년 74억 달러라는 거액을 받고 픽사를 디즈니에 매각합니다.  루카스 필름에서 사들인 가격이 천만달러였으니, 20년만에 740배로 회사의 가치를 키운 셈입니다.  디즈니에 매각된 뒤에도 픽사라는 기업의 문화는 고스란히 보호받고 있다고 합니다.  픽사를 이끄는 양대산맥인 존 래스터와 에드 캣멀은 여전히 픽사를 지휘할 뿐만 아니라, 거대기업 디즈니를 혁신하기 위해서도 커다란 역할을 맡았다고 하니 픽사 바이러스가 디즈니도 변하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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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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